달마야 마라톤하자(조선일보. 201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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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꿈을이루는사람들 댓글 0건 조회 2,012회 작성일 18-08-30 19:07본문
입력 : 2011.11.11 03:07
어려운 사람들 위해 뛰고 또 뛰는 '모금 마라토너' 진오 스님
1㎞에 100원 후원자가 성금, 한국서 사고당한 근로자 위해 내년초 베트남서 500㎞ 뛰어
"가진 게 몸뚱아리뿐… 내 몸을 태울 수밖에"
"사막 마라톤을 뛰어보니 전투 식량이 제일 든든하고 편하더라고요." (정정하 경북 철인3종경기연맹 회장)
"호찌민 일정은 돕겠다는 분이 나섰는데 하노이 쪽이 걱정이에요." (구미 대둔사 주지 진오 스님)
"하루 70㎞ 정도 뛰는 거라면 별 무리 없어 보이는데요." (황철수 대한울트라연맹 경북지맹 부회장)
9일 경북 구미 시내의 한 식당. 마주앉은 사람들 사이에 심상찮은 대화가 오간다. 하루에 70㎞를, 전투식량을 먹으면서, 그것도 덥고 습한 베트남에서 뛴다니. "27살 베트남 청년 토안이 한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뇌의 3분의 1을 잃은 지 14개월이 지났어요. 살아난 것만도 기적이라네요. 말도 계산도 못 하게 된 토안을 무작정 비행기에 태워 돌려보낼 수는 없잖아요."
구미 대둔사의 진오(眞悟·48) 스님 주변엔 힘없고 돈없는 사람만 가득하다. 베트남 노동자 토안도 그중 하나. 그래서 한·베트남 수교 20주년인 내년 1월초 베트남으로 가서 호찌민과 라이따이한 마을(100㎞), 하노이와 토안 집(400㎞) 등 7일간 총 500㎞를 뛸 예정이다. 돈이 모이면 토안이 살 집 하나를 마련해줄 예정이다. 한국 정부와 베트남 한국대사관의 행정적 도움이 절실하다.
스님은 '모금 마라토너'다. 스님은 그간 의지할 데 없는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이주 여성들을 돕기 위해 108㎞, 200㎞, 308㎞ 등 초장거리 울트라마라톤을 완주해왔다. 스님이 1㎞마다 100원, 200원씩 후원자들이 성금을 내놓는 '모금 마라톤'이다.
"호찌민 일정은 돕겠다는 분이 나섰는데 하노이 쪽이 걱정이에요." (구미 대둔사 주지 진오 스님)
"하루 70㎞ 정도 뛰는 거라면 별 무리 없어 보이는데요." (황철수 대한울트라연맹 경북지맹 부회장)
9일 경북 구미 시내의 한 식당. 마주앉은 사람들 사이에 심상찮은 대화가 오간다. 하루에 70㎞를, 전투식량을 먹으면서, 그것도 덥고 습한 베트남에서 뛴다니. "27살 베트남 청년 토안이 한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뇌의 3분의 1을 잃은 지 14개월이 지났어요. 살아난 것만도 기적이라네요. 말도 계산도 못 하게 된 토안을 무작정 비행기에 태워 돌려보낼 수는 없잖아요."
구미 대둔사의 진오(眞悟·48) 스님 주변엔 힘없고 돈없는 사람만 가득하다. 베트남 노동자 토안도 그중 하나. 그래서 한·베트남 수교 20주년인 내년 1월초 베트남으로 가서 호찌민과 라이따이한 마을(100㎞), 하노이와 토안 집(400㎞) 등 7일간 총 500㎞를 뛸 예정이다. 돈이 모이면 토안이 살 집 하나를 마련해줄 예정이다. 한국 정부와 베트남 한국대사관의 행정적 도움이 절실하다.
스님은 '모금 마라토너'다. 스님은 그간 의지할 데 없는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이주 여성들을 돕기 위해 108㎞, 200㎞, 308㎞ 등 초장거리 울트라마라톤을 완주해왔다. 스님이 1㎞마다 100원, 200원씩 후원자들이 성금을 내놓는 '모금 마라톤'이다.
교통사고로 뇌 3분의 1을 잃은 베트남 청년을 위해서 뛰고,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이주 여성들을 위해서도 뛰었던 구미 대둔사 주지 진오 스님이 내년 1월 베트남에서 500㎞를 뛴다. 사진은 경북 경주 남산 소나무 숲을 달리는 스님 모습. /꿈을 이루는 사람들 제공
지난 9월엔 결혼 이주여성 보호시설 만들 돈을 모으기 위해 308㎞ 한반도횡단마라톤을 뛰었다. 강화도에서 강릉 경포대까지 63시간 35분 만에 주파했다. 제한시간 64시간이 턱밑이었다. 1900여만원이 모였다. 대관령을 넘을 땐 환각상태에 빠질 정도로 극도의 피로와 고통이 엄습했다. 땀으로 뒤범벅이 된 얼굴로 눈물이 비 오듯 흘렀다. 도대체 내가 이렇게 몸이 부서져라 뛰어야 하는지 의문도 들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더라고요. 나는 가진 게 몸뚱아리뿐이니까. 내 몸을 태울 테니, 관심을 보여달라고 호소하는 것밖에는." 토안을 위해 이번엔 스님과 뜻을 같이하는 울트라마라톤 경력자 5명이 생업을 잠시 제쳐두고 함께 뛰기로 했다.
스님이 봉사를 시작한 것은 눈을 잃고 나서부터였다. 1987년 겨울, 경북의 한 공군 부대에서 군법사로 있던 스님은 법회 가던 눈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왼쪽 눈 실명(失明)이었다. 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팔이 부러지고 다리가 잘려 입원한 젊은 군인들은 눈 잃은 스님과 대화하며 위안을 얻는다고 했다. 스님은 자기도 환자면서, 병실마다 다니며 더 아픈 사람들을 돌봤다. 제대한 뒤엔 불교간병인회를 만들어 혼자 입원한 군인들을 위로했다. '자비의 전화'를 만들어 상담을 시작했다.
진오 스님과 함께 내년 1월 베트남에서 500km를 뛸 울트라마라토너들. 왼쪽부터 정정하 경북철인3종경기연맹 회장, 김영화 대한울트라연맹 경북지맹 회장, 진오 스님, 최종한 구미마라톤클럽 회장, 황철수 대한울트라연맹 경북지맹 부회장. /이태훈 기자
대둔사에는 진오스님과 몸 아픈 노스님 두 분, 가정 형편 때문에 절에 맡겨진 남자아이 둘까지 다섯이 함께 산다. 이들을 씻기고 먹이고 나면, 마하·죽향·오뚜기쉼터에 또 진오 스님만 바라보는 사람이 30여명이다. 스님은 "난 전생에 엄청 바람피우고 남들 괴롭힌 망나니였던 것 같다. 전생의 과보를 갚는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이 일이 정말 기쁘고 즐겁다"며 웃었다.
"결승선을 통과할 때면 모든 원망이 감사로 바뀝니다. 달리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고, 땀이 빛이 되는 귀한 경험을 하지도 못했을 거예요. 부처 되는 수행법이 8만4000가지라는데, 그중에 달리기라고 없을까요."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1/10/201111100264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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