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까지 해안도로 220㎞ 달려…'국토완주 2천㎞' 의지 불태워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달리는 스님'으로 알려진 진오(50·경북 구미 대둔사 주지) 스님이 '국토완주 2천㎞' 목표 달성을 위해 폭염 속에 제주 해안도로를 달리고 있다.
진오 스님은 13일 오후 7시 전남 완도를 출항한 카페리 여객선으로 제주항에 도착하자마자 서쪽으로 달리기에 나서 자정 무렵에 제주시 애월읍사무소까지 20여㎞의 해안도로를 뛰는 것으로 국토완주를 다시 시작했다.
진오 스님은 제주도 섬을 한 바퀴 도는 220㎞의 해안도로 등을 하루 60여㎞씩 16일까지 달린 뒤 17일 오전 다시 완도로 떠난다.

스님의 국토완주 2천㎞ 마라톤은 지난 2012년 11월부터 시작한 4대강 자전거길 1천㎞ 완주에 이어 나머지 1천㎞를 올해 안에 뛰는 것으로, 제주와 경북 영천, 섬진강 등을 달리며 탈북청소년을 돕게 된다.
스님은 탈북청소년 대부분이 생존을 위해 남한으로 넘어왔지만 학업 수준의 차이와 경제사정 등으로 경쟁에 뒤떨어져 중도탈락하는 모습을 안타깝게 생각했고 이들을 위한 맞춤형 대안학교 설립과 장학금 기금 마련을 목적으로 국토완주를 계획했다.
국토완주에는 경북울트라연맹 김영화 회장과 최종한, 황철수, 이후근 회원들이 동참, 스님과 함께 달리고 있다. 진오 스님이 뛰는 1㎞마다 100원씩의 모금이 이뤄지며 적립금은 탈북청소년들을 위해 쓰이게 된다.

14일 오전 6시께 애월항 인근 해안도로에서 취재기자와 만난 진오 스님은 "'탈북청소년'이라는 말에는 북한을 넘어 남한에 왔다는 공간적 이동과 정치적 망명의 의미가 포함돼 있다"며 이들 청소년은 남한으로 넘어온 귀중한 '작은 통일'이며 앞으로 이뤄질 큰 통일의 씨앗이기 때문에 자신은 '통일청소년'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그는 미리 온 '통일청소년'을 안정적으로 보살필 필요가 있으며 이를 알리기 위해 무더위 속에서도 자신의 작은 희생을 마다하지 않고 달리겠다며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이 행사에는 경북 구미와 제주에 거주하는 통일청소년 11명을 비롯한 자원봉사자, 일반참가자 등 30명도 자전거를 타고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제주도를 함께 달리고 있다.
진오 스님은 지난 2011년 한반도횡단 308㎞, 2012년 베트남 500㎞, 2013년 독일 700㎞ 등 1㎞마다 100원씩의 모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부 마라톤 스님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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